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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 마당

그리스 성지순례 후기_한여름 자매

신앙생활
Author
Homepage Team
Date
2016-05-0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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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4
사도바울의 발자취를 다시 돌아보며...

처음 사도바울의 발자취를 따르는 성지순례를 간다는 말을 들었을 때 꼭 가야한다는 마음이 있었다. 당시에는 왜인지 몰랐으나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을 나에게 주셨는지는 다녀와서 알았다. 하나님의 계획하심은 놀랍다고 밖에 여겨지지 않는 여정이었다. 청년의 입장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긴 했다. 시간도 재정도 모든 것이 확실하지 않기만 했다. 그런데 모든 것은 나중에 완벽하게 채워졌다.

나에게 이곳으로 오라고 손짓하시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긴 했지만 출발하기 전까지 어떤 큰 기대를 품거나 대단한 무언가를 상상해보지는 않았다. 사도 바울의 전도 여행기가 담긴 성경구절을 읽어 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도 해보았지만 사실 일상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 매우 지쳐있던 상황이었다. 그렇게 어떻게 보면 내 몸과 마음에 아무것도 담지 않고 여행을 떠났다고 볼 수 있다. 여행을 떠나기 한 달 전부터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팀원으로써 맡은 일도 있고 일상생활에서 떠날 준비나 여행길에서 필요한 물품 등등 자잘했지만 준비해야할 일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진짜 가는 건가? 라는 생각이 날 무렵 떠나야할 날이 왔다.

비행기에 몸을 싣고 버스에 몸을 싣고 배에도 몸을 실으며 정신없이 5박6일이 지나갔고 다녀온 지금 꿈을 꾸었다고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내가 밟았던 땅, 올려다보았던 하늘 모든 게 순식간에 지나간 느낌이다. 잠이 부족한 여정에 피곤을 외치다가도 그리스의 자연경관을 보면 대단했고 그 자연을 지켜보는 내내 이게 다 하나님이 지으신 건데 살면서 한 번도 못 밟아 볼 수도 있는 땅을 내가 뭐라고 누리게 하실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발을 내딛은 데살로니키부터 마지막 날 아테네 여정까지 그곳에 있는 동안에는 사실 실감이 잘 나지 않았는데 특히 지금은 폐허가 되어버린 빌립보나 고린도를 밟으며 이곳이 정말 내가 성경에서 보던 그 장소가 맞나? 내가 상상해 보던 그 길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계속 들었다. 그런데 나중에 깨달은 사실은 나와 사도바울이 지나간 이 장소는 2000년이 넘는 시간차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무엇을 상상했던 걸까? 사도 바울이 지나간 장소에 닿자마자 눈물이 흐르고 모든 배경과 건물이 거룩하게 느껴지는 것을 상상했던 걸까? 내가 밟았던 땅은 만들어진 이야기를 구성으로 만든 장소가 아닌 실제로 존재했던 그러니까 수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 보존되어 있는 게 기적인 곳에 서있었던 것이다.

나는 기적을 잊고 살았다. 내가 지금 서있는 곳이 기적의 땅인데 말이다.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일상이 하나님이 나에게 선물로 주시는 기적 같은 일상이었음을 잊고 살았다.

사도 바울은 어떤가? 나는 성경을 읽으면서도 사도바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나 보다. 그가 얼마나 죽기까지 하나님께 순종했으며 복음을 위해 목숨을 담보로 이 여행길에 올랐을지 상상해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이 복음이 수많은 시간을 지나 나에게 흘러들어왔는데 말이다. 그분의 동상이 베뢰아에 세워져 있는데 그곳에 세워진 동상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은 긍지와 복음을 위한 목숨을 내버릴 각오와 투지 같은 게 느껴지는, 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눈을 가지고 있었다. 동상에서도 느껴지는 그의 눈빛을 실제로 보았다면 더 충격적인 느낌이 아니었을까? 무엇이 그에게 그런 눈빛을 가지게 만들 수 있을까? 하나님의 말씀 아니고선 불가능 할 것 같다. 나는 언제까지 불확실하게 살아갈 것인가! 내 앞에는 무엇보다 확실한 복음이 있는데 말이다. 다른 무엇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사도 바울을 그렇게 움직일 수 있게 했을 것이다.

내가 걷지 않고 편하게 앉아서 다닌 여정을 사도 바울은 걸어서 다녔을 텐데 그리스의 그 큰 자연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내딛은 그의 발걸음은 믿음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것이다. 사람들을 향해 권고와 사랑의 말씀을 전하기를 쉬지 않은 그의 숨결이 떠나는 날이 다가올수록 느껴지며 나는 모든 것을 편하게 하고 싶어 하고 신앙생활마저도 편하게 안주하려 한 게 아닐까 생각하며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되는 여정이었다.

하나님이 나를 그 땅으로 불러주신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태초부터 지금까지 역사하시며 나의 신분이 무엇인지 알게 하시려 하는 것 같았다. 그곳에선 느끼지 못했지만 다녀와서 다시 성경책을 폈을 때 글자만으로도 나에게 밀려오는 감동을 느끼며 끝없이 눈물이 흘렀다.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 말이 맞았다. 성경에 나온 그 지명과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나님은 이것을 알게 하시려고 그곳까지 나를 초대하셨나 보다.

오랜만에 가져보는 아무부담 없이 즐기고 누리며 하루 종일 찬양해도 지치지 않는 하나님이 선물해주신 시간이었다. 또한 5박 6일을 보낸 멤버들과의 만남도 신선하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많은 것을 배우며 왜 우리를 공동체로 부르셨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하나님의 완벽한 계획의 일부가 되어 너무나 감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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